네이버 "영잘원"에 올렸던 글을 요즘 교육제도에 맞추어 다시 올립니다.
미국에서 1.5세로 성장하며 쌓은 20여 년간의 해외 교육 경험을 2008년부터 ‘목동스텝(STEP)영어’를 통해 목동과 강남 학생들에게 나누고 있으며, 더불어 영어교재 지필, 번역 및 영어교육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 학부모님들은 우선 중학교 ‘자유학기제’와 ‘자유학년제’에 대해 조금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몇 년 전 도입된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6학기 중 한 학기를 지필 시험 대신 진로체험과 현장체험 등을 통해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었고, ‘자유학년제’는 이런 제도를 1년(한 학년) 동안 확장하여 실시하는 제도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저는 학생들이 중학교에 들어가 첫 학년에 ‘자유학년제’를 가지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 1년 동안 학생들이 얼마나 교육적으로 성장했는지는 논할 수 없겠지만, 확실한 것은 그 1년 동안 지필 시험을 보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2학년의 수업 수준을 낮추는 학교는 어느 곳도 없었습니다.
흥미 위주의 초등 영어과정에서 학습평가 위주의 중학교 영어과정으로 넘어가는 전환기는 어느 학생이든 어렵고 힘들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학교 1학년 영어 교과서의 첫 1~3과는 대체로 쉬운 내용으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교과서의 중반부터는 수준이 크게 높아집니다. 문법적 내용도 많이 포함됩니다. 당연히 2학년의 교과 내용은 1학년의 내용과 수준 차이가 상당히 납니다.
중학교 1학년을 ‘자유학년 프로그램’으로 보낸 학생들의 학습 공백은 부모님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큽니다. 공백이 메꿔지지 않은 상태로 2학년을 맞이하는 학생들은 모든 과목의 지필 시험에 충격을 받습니다. 2학년이 되어서야 영어학습에 문제점을 인지한다면 쫓아가야 할 길이 너무 멉니다.
결국, 2023년 올해부터 주변(목동) 중학교들은 ‘자유학년제’를 포기하고 ‘자유학기제’로 축소한다고 합니다. 학교에서 자유학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해도 꾸준히 학습하여 2학기나 2학년을 준비해야 합니다.
정작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평가방식 및 대입에서 요구되는 영어학습의 수준은 크게 변화가 없는데, 중학교의 교육과정만 변하다 보니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은 어떤 식으로 공부 방향을 정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학교의 평가방식이 어떻게 변하던 기본적인 영어 학습방법에는 크게 변화가 없다는 것입니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자유학기제’로 한 학기 동안 영어 지필 시험없고 나머지 한 학기에만 지필 시험을 치룬다 해도, 영어 교과의 수준이 쉬워지거나 범위가 작아지지는 않습니다. 또한, 한 학기에 기말고사 한 번만을 지필 시험으로 보는 경우엔 기말고사의 시험 범위에 중간고사의 범위를 포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은 더 큰 시험부담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시험을 보지 않고 학생을 평가해야 하니 수행평가와 말하는 영어발표가 늘어나고 영어에 기초가 부족한 학생들은 흥미를 잃게 되고 결국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
시험을 보든 안 보든 꾸준하게 학교의 진도에 맞추어 단어, 본문, 문법을 복습하고 익혀야 하며 학교에서 요구하는 수행평가와 교과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음 내용은 영어를 ‘교과목’으로 초, 중, 고 교육과정에서 학습해야 하는 국내의 일반적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말씀드려 봅니다. (국제학교, 외국인학교, 유학이나 이민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해당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즐겁게 영어에 노출될 수 있게 하세요.
주변에 원어민이 있는 어학원도 괜찮고 그냥 일반 영어학원도 좋습니다.
스피킹과 리스닝을 위해서는 책을 소리 내어 읽는 것이 가장 좋은 학습법입니다. 원어민과 대화를 하는 것도 좋은 노출법이긴 하지만, 이 단계의 아이들이 머릿속에서 떠올려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영어 단어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단어와 표현이 서술되어 있는 영문 동화책이나 교과서를 소리 내어 읽는 것이 발음, 발성, 입 모양, 혀 놀림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또한, 이것이 자신의 목소리를 다시 듣게 하여 리스닝에도 좋은 영향을 줍니다.
꾸준히 매주 2~4시간의 수업과 그에 해당하는 반복 학습을 통해서 초등 4학년 안에는 기본 파닉스와 기본 문법 (단수/복수, 동사의 변형, 능동/수동태, 시재의 차이)를 완료하면 됩니다.
이 단계의 학생들은 품사를 바탕으로 공부하는 한국식 문법보다는 원어민식 language art와 grammar 수업을 더 쉽게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는 리딩을 강화해야 할 때입니다.
원어민이 있는 어학원보다는 국어에 능통한 교포 강사나 내신문법을 수업할 수 있는 한국인 선생님이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교과서나 교재를 읽고 문제를 푸는 것 이상으로 독해를 통해 정확히 국어와 영어의 의미와 문장구성의 순서와 차이를 습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문장의 어순을 생각하며 정확히 해석하는 것을 훈련해야 합니다. 단어의 다양한 쓰임이나 의미가 다양하게 쓰이는 다의어를 조금씩 구분하여 차이를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중학교 내신영어를 대비하여 내신용 문법(품사, 문장의 성분, 관계사 등)을 학습해야 합니다.
학부모님들 중 요즘도 이런 문법을 배우느냐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 또한 품사, 문법 위주의 영어학습법에 찬성하지 않습니다만, 지금 학교에 계시는 영어 선생님들도 그렇게 배웠고 그들 수준에 품사 문법 바탕의 영어가 가장 평가하기에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해외에서 살다 귀국한 리터니들이 실제로 영어 과목 (언어 활동이 아닌 한국 교과목의 영어)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그 아이들이 영어를 못해서가 아니라 국내 학습방법과 평가법에 익숙하지 않아서 일어나는 해프닝입니다.
영어라는 언어는 같지만, 그것을 학습하고 평가하는 환경은 다릅니다. 한국의 영어교육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일단은 주어진 룰안에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서 아이들이 인정받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죄송하지만... 더 이상은 엄마표 영어로는 힘듭니다.
언어학습에서 중학교 시절은 매우 중요하며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수준 차이는 매우 큽니다.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사이의 차이는 아주 큽니다. 학교 내신에서 교과 내용의 수준뿐만 아니라 요구되는 학습량과 범위에서도 크게 차이가 납니다.
중학교 시험이 교과서 2~3과 정도 범위의 본문, 문법, 어휘 등을 포함한다면, 고등학교 교과서의 본문은 중학교 때보다 2~3배 더 길어지며 시험 범위 또한 교과서 2~3과의 본문, 부교재, 모의고사 변형문제, 기타 부가 리딩자료 (TED 강연이나 본문과 관련된 내용의 사설 등) 들로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고등학교 입학 전에 영어 독해에 필요한 문법과 어휘는 충분히 학습되어 있어야 합니다.
중학교 교과서 수준의 리딩자료에만 만족하시면 고등학교에 가서 영어 과목에 부담감이 크게 됩니다. 평소 중학교 내신 수업의 내용을 꾸준히 학습하면서도 추가적인 리딩과 독해 학습을 통해서 독해의 속도와 이해력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언어의 이해력 또한 지식적인 부분과 비례하여 발전하기 때문에 실제로 중학교 시절에 국어와 영어 등의 언어 이해력이 크게 발전하는 학생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또한, 리딩과 독해는 문법학습과 병행해야 합니다. 독해의 향상이 문법 이해에 도움을 주며, 동시에 문법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독해능력 또한 발전하게 됩니다.
“중학교 때 영어 문법을 완성하여야 한다.”라고 말씀하시는 부모님을 자주 봅니다. 아마도 고등학교 때 요구되는 문법을 미리 익혀 두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일 태지만 영어 문법에서 중학교 문법과 고등학교 문법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중학교 교과서에 포함된 문법만으로는 충분한 영어 문법을 익힐 수 없고 또한, 문법책 한 권으로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독해와 문법학습이 꾸준히 반복되어야 완성도가 높아집니다.
과외나 학원을 선택할 때는 기본적으로 리딩과 독해, 영문법을 병행하며 수행평가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으세요. 요즘 학교 수행은 학부모님이 도와주시기엔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학원들이 내신과 수행평가에 대한 정보가 많습니다. 될 수 있으면 원장이 직접 수업에 관여하는 곳을 찾으세요. 이런 곳들이 더 적극적으로 아이들을 관리합니다.
만약, 유학이나 해외 영어캠프를 계획한다면 토플이나 주니어 토플을 준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유학이나 영어캠프에 계획이 없다면 절대로 토플이나 주니어 토플은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말도 됩니다.
많은 영어학원이 중학교에서 시험이 줄어들면서 영어가 조금 외면받는 경향에 위기감을 느끼고 토플이나 주니어 토플을 학습상품으로 선전하며 필수과정으로 포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토플이나 주니어 토플이 나쁘다는 말이 아닙니다. 불필요한 학생에게는 시간과 금전적 부담이 된다는 뜻일 뿐입니다.
만약 자녀가 영어에 우수하여 실력 평가의 기준이 필요하다면, 토플이나 주니어 토플로 평가하는 대신 고등학교 모의고사 문제를 다운받아 풀어보게 하세요. (EBS나 저희 블로그에서 자료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전국 모든 학생과 비교하여 자녀가 어떤 수준인지 정확히 알 수 있는 쉽고 정확한 방법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 3월 첫 학력평가에서는 물론 1등급을 받으면 좋겠지만 2등급만 받아도 충분합니다. 3월 학력평가의 영어점수가 최소 2등급이 나왔다면 3년 뒤 수능에서는 어렵지 않게 1등급이 나옵니다.
모의고사와 학력평가는 문제를 푸는 테크닉(기술적 문제 풀이)이 크게 작용합니다. 듣기문제 17개를 포함한 총 45문제들은 일정한 유형과 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의 유형에 익숙하게 되고 문제를 푸는 테크닉을 습득하게 되면 1~2등급은 향상되게 됩니다.
만약 3등급이 나왔다면 많은 경우 어휘 부족으로 인하여 독해문제에서 어려움을 겪은 경우가 많습니다. 어휘의 어원과 의미의 다양성을 중심으로 조금만 열심히 어휘에 노력을 기울인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중학교 때 영어 내신은 좋았는데 4~5등급이 나왔다면, 이 학생은 영어학습을 중학교 내신수준에만 머무른 경우입니다. 갈 길이 멉니다. 아마도 문법과 어휘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조금씩 부족한 경우일 것입니다. 당장부터 모의고사 교재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균형적으로 흔들림 없는 영어 실력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할 것입니다.
어휘교재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크로스 아웃시키고 정확히 모르는 단어를 옮겨 적으면서 어휘를 탄탄히 해야 합니다. 문법은 중학교 교재부터 반복하며 학생이 미쳐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간 것들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그 후 고등문법 교재로 넘어가야 합니다.
고등문법 교재들은 중학교 교재보다 설명 면에서 그리 친절하지 않습니다. 문제를 풀어보고 확실한 자신감이 생길 때까지 반복수업을 해야 합니다.
노력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영어의 성적은 국어의 성적과 비례합니다. 국어 1등급을 받을 수준의 언어 이해력이 있다면 영어도 충분히 그 수준까지 올라갑니다.
학력평가, 모의고사, 수능의 영어성적은 국어와 교양, 법과 정치, 사회, 역사를 포함한 인문학적 지식과 비례합니다. 영어 교과서와 교재 이외에도 다양한 독서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고등학생의 경우는 학교와 진로에 따라 영어지도방침에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고의 경우 개인적인 수행평가와 지필고사를 더하여 평가하며, 교과서 이외에 부교재와 어휘교재를 병행하여 수업하는 곳이 많고, 3학년 때엔 EBS 수능특강, 수능완성을 중점으로 수능에 대비한 수업을 합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자사고보다 수행평가 부분이 성적평가에 크게 차지합니다. 중학생 학원과는 달리 고등학생 학원에서는 수행평가를 도와주는 학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학원보다는 과외를 찾으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대학생과외 보다는 전문과외 선생님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자사고와 같이 정시에 더 많이 중점을 두는 학교들은 1학년부터 EBS교재와 모의고사/수능 기출문제집 어휘교재들을 중심으로 수업을 하며 부교재로 TED 강의나 영어시사 자료들을 많이 사용하며 일반고와 비교하면 지필고사의 난이도가 까다롭고 높은 암기력을 요구하는 어휘문제가 많이 출제됩니다.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지원하는 학생들은 영어관련 동아리활동, 영어도서 독서활동, 영어발표나 말하기 대회 등의 내신 이외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남자 고등학교보다 여자 고등학교들이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한 수시 지원에 더 중점을 두기 때문에 성적평가에 수행평가가 차지하는 부분이 다른 학교들보다 높습니다. 또한, 학기별로 선별된 필수 영어도서를 읽고 독서 활동의 결과를 학생부에 기재하게 됩니다. 물론 일반고와 자사고 등의 모든 고등학생 학생부에 적용되는 동일한 사항이지만 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더 열심히 독서 활동을 합니다.
더 디테일한 부분은 학생의 눈높이와 계획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어떤 학교에 다니고 있고 어디를 지망하는지에 따라서 또 달라지고요.
교육방침이 어떻게 변하던 우리나라에서 영어교육의 의존도는 줄어들지 않을 겁니다.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페이스를 지켜 공부하는 아이들이 나중에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모든 공부가 그러하지만, 특히 언어 과목은 꾸준함이 더 중요합니다.